지리산둘레길 21개 구간 289.4km 완전 가이드. 3코스 인월-금계 배너미재 억새, 10코스 대나무숲, 21코스 산수유 마을 등 BEST 5 구간 추천. 민박 숙박 20,000원, 계절별 준비물, 교통편까지 실전 정보 총정리. 등산과 다른 둘레길 철학 – 정복이 아닌 순례, 속도가 아닌 깊이.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걷는 300km 명상의 여정을 지금 시작하세요.

지리산 둘레길, 걷는 명상의 시작
등산은 정상을 향해 올라가지만, 둘레길은 마을과 마을을 이어가며 걷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은 정상 정복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산'의 철학을 담은 300km의 순례길입니다. 3도 5개 시군(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하동군·산청군·함양군)을 가로지르며 지리산 자락의 80여 개 마을을 연결합니다.
2007년 시작된 지리산둘레길은 2025년 현재 총 21개 구간 289.4km로 완성되었습니다. 천왕봉(1,915m) 정상을 오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입니다. 가장 높은 지점이 해발 740m에 불과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70대 어르신부터 초등학생까지 함께 걷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죠.
둘레길의 매력은 속도가 아닌 깊이에 있습니다. 하루 15-20km씩 천천히 걸으며 산골 마을의 삶을 들여다보고, 계곡물 소리에 귀 기울이고, 100년 된 느티나무 아래서 쉬어갑니다. 서울-부산 고속도로 시대에 걸어서 마을을 잇는다는 것, 그 자체가 저항이자 명상입니다.
21개 구간 289.4km – 둘레길 완전 가이드
지리산둘레길은 주천면(남원시)에서 시작해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구조입니다. 공식적으로는 구간 번호가 없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주천-운봉을 1코스로 부르며 시작합니다.
21개 구간 핵심 정리:
| 구간 | 코스 | 거리 | 시간 | 난이도 | 핵심 포인트 |
|---|---|---|---|---|---|
| 1 | 주천-운봉 | 17.3km | 6시간 | 중 | 시작점, 산수유마을 |
| 2 | 운봉-인월 | 11.5km | 4시간 | 하 | 평탄한 들길 |
| 3 | 인월-금계 | 20.5km | 8시간 | 중상 | 최장구간, 배너미재 |
| 4 | 금계-동강 | 10.7km | 4.5시간 | 하 | 초보자 추천 |
| 5 | 동강-수철 | 12.7km | 5시간 | 중 | 계곡길 |
| 10 | 위태-하동호 | 13.8km | 5.5시간 | 중 | 대나무숲 |
| 21 | 산동-주천 | 15.1km | 7시간 | 중 | 마무리 구간 |
(나머지 구간 생략, 대표 구간만 표시)
가장 쉬운 구간은 2코스(운봉-인월)와 4코스(금계-동강)입니다. 대부분 평탄한 들길과 마을길이라 트레킹 입문자에게 적합합니다. 반대로 가장 힘든 구간은 3코스(인월-금계)입니다. 20.5km에 배너미재(740m)를 넘어야 해서 1박 2일로 나눠 걷는 사람이 많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숫자가 낮다고 쉬운 게 아니라는 겁니다. 21코스(산동-주천)는 마지막 구간이지만 난이도는 중급입니다. 구간별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춰 선택해야 합니다.
전체 완주는 보통 15-20일 소요됩니다. 하루 평균 15km 걷는다면 약 19일, 20km씩 걷는다면 14일 정도입니다. 주말 트레커는 1년에 걸쳐 조금씩 완주하기도 합니다.
꼭 가야 할 BEST 5 구간 – 난이도·풍경·명소
전체 21개 구간을 다 걷기 어렵다면, 이 5개 구간만이라도 경험해보세요. 지리산둘레길의 정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 1위: 3코스 인월-금계 (20.5km, 8시간, 난이도 중상)
"둘레길의 하이라이트"
가장 길고 힘들지만,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구간입니다. 인월에서 출발해 중군마을-수성대-배너미재-장항마을-등구재-창원마을을 거쳐 금계마을에 도착합니다.
배너미재(740m)는 둘레길에서 가장 높은 지점입니다. 하지만 오르막이 가파르지 않아 천천히 걸으면 누구나 오를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 지리산 연봉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광경은 압권입니다.
등구재 황토방 민박은 3코스의 중간 지점입니다. 대부분 여기서 1박하고 다음 날 나머지 10km를 걷습니다. 민박집 주인장이 해주는 산채비빔밥(8,000원)은 지리산둘레길 3대 맛집으로 꼽힙니다.
추천 계절: 가을 (10월 중순-11월 초) – 단풍과 억새가 절정
2위: 10코스 위태-하동호 (13.8km, 5.5시간, 난이도 중)
"대나무숲과 계곡이 만드는 힐링"
하동 구간의 백미입니다. 위태마을에서 출발해 대나무밭-계곡길-하동호로 이어집니다. 특히 대나무숲 구간 3km는 지리산둘레길에서 가장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합니다. 햇살이 대나무 사이로 비치는 오전 10-11시가 사진 찍기 최적 시간입니다.
계곡길은 여름에 걷기 좋습니다. 발을 담그며 쉬어갈 수 있는 지점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하동호에 도착하면 호수를 바라보며 마무리하는 여유도 즐길 수 있습니다.
추천 계절: 여름 (7-8월) – 계곡물이 시원하고 대나무가 푸르름
🥉 3위: 21코스 산동-주천 (15.1km, 7시간, 난이도 중)
"산수유 마을과 단풍의 향연"
둘레길의 마지막(또는 첫 번째) 구간입니다. 구례 산동면의 산수유 마을을 지나는데, 봄(3월 하순)에는 노란 산수유꽃이, 가을(10월)에는 빨간 산수유 열매와 단풍이 절정을 이룹니다.
현천마을은 산수유 마을의 중심입니다. 100년 넘은 산수유 나무가 수백 그루 있어 봄에는 마을 전체가 노란색으로 물듭니다. 마을에 전통 한옥 민박이 많아 숙박하며 천천히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구간은 대부분 숲길과 임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평탄하지는 않지만 경사가 급하지 않아 적당한 운동 강도를 원하는 사람에게 딱 맞습니다.
추천 계절: 봄 (3월 하순) 또는 가을 (10월 중순)
4위: 5코스 동강-수철 (12.7km, 5시간, 난이도 중)
"계곡과 마을이 어우러진 조화"
함양 구간의 대표 코스입니다. 동강마을에서 출발해 계곡을 따라 걷다가 수철마을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특히 수철계곡은 지리산 3대 계곡 중 하나로 물이 맑고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이 구간의 묘미는 마을 사람들과의 만남입니다. 농번기에는 밭에서 일하는 할머니들이 "수고한다"며 인사를 건네고, 간식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둘레길이 단순한 트레킹 코스가 아니라 '삶의 길'이라는 걸 실감하는 구간입니다.
추천 계절: 여름 (7-8월) 또는 초가을 (9월)
5위: 1코스 주천-운봉 (17.3km, 6시간, 난이도 중)
"시작의 설렘을 담은 길"
공식 시작점입니다. 주천면에서 출발해 산수유 마을-운봉읍으로 이어집니다. 17.3km로 짧지 않지만, 대부분 평탄한 들길과 마을길이라 초보자도 완주 가능합니다.
주천둘레길센터에서 출발 전 지도와 정보를 받아가세요. 센터 직원들이 날씨·길 상태·숙박 정보를 친절하게 안내해줍니다. 둘레길 여권(5,000원)을 구매하면 각 구간마다 스탬프를 찍을 수 있습니다. 21개 구간 완주 시 완주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추천 계절: 봄 (4-5월) – 새싹과 꽃이 가득한 계절
둘레길이 특별한 이유 – 등산로와 다른 철학
지리산둘레길은 단순한 트레킹 코스가 아닙니다. "지리산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삶을 따라 걷는 길"이라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마을과 마을을 잇습니다. 일반 등산로는 등산객만 다니지만, 둘레길은 마을 사람들이 장 보러 가고 밭 일하러 가는 생활로입니다. 할머니가 지게 지고 가는 모습, 아이들이 학교 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속도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등산은 "몇 시간 만에 정상 등정"을 목표로 하지만, 둘레길은 "오늘 이 마을까지만 가자"는 여유를 허락합니다. 중간에 쉬고 싶으면 쉬고, 민박에서 하루 더 머물고 싶으면 머뭅니다. 계획을 바꿀 자유가 있습니다.
셋째, 상업화를 거부합니다. 지리산둘레길에는 대형 카페나 편의점이 거의 없습니다. 대신 마을 사람들이 운영하는 작은 구멍가게와 민박집이 있습니다. 커피 한 잔이 3,000원, 민박 1인당 20,000-25,000원으로 저렴합니다. 수익보다 길손 맞이를 우선하는 문화가 살아 있습니다.
넷째, 자연과 인간이 공존합니다. 둘레길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기존 오솔길과 마을길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새로 만든 구간도 나무 계단과 흙길로 조성해 자연에 스며들도록 했습니다. 포장도로 구간은 전체의 10% 미만입니다.
등산이 "정복"이라면, 둘레길은 "순례"입니다.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는 것도 멋지지만, 지리산 자락 80개 마을을 천천히 걸으며 산과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또 다른 완성입니다.
실전 준비 – 숙박·교통·준비물·계절별 팁
숙박: 마을 민박 vs 펜션
지리산둘레길은 민박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거의 모든 마을에 민박집이 1-3군데 있습니다. 가격은 1인당 20,000-25,000원 수준이고, 아침·저녁 식사는 각 7,000-8,000원입니다.
민박 장점: 마을 사람들과 대화하며 지역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합니다. 단점: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공용인 곳이 많고, 개인 프라이버시가 부족합니다.
펜션 장점: 개별 룸과 화장실, 깔끔한 시설. 단점: 가격이 비싸고(1인 40,000-60,000원), 지역 교류가 적습니다.
추천은 민박과 펜션을 섞어서 이용하는 겁니다. 힘든 구간 후에는 펜션에서 편히 쉬고, 여유로운 구간에서는 민박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숙박 예약은 필수입니다! 특히 주말과 가을 성수기(10월)에는 민박도 만실입니다. 지리산둘레길 공식 홈페이지(jirisantrail.kr)에서 구간별 숙박 정보를 확인하고 전화 예약하세요.
교통: 시작과 끝, 어떻게 이동할까?
시작점(주천) 가는 법:
- 서울 용산역 → 남원역 (KTX 2시간 30분) → 남원버스터미널 → 주천행 버스 (40분)
- 또는 서울 → 남원 직행버스 (4시간) → 주천행 버스
구간 이동: 대부분 구간 출발점과 도착점이 다르므로, 순환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야 합니다. 지역 버스는 1일 2-3회로 적으니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세요.
꿀팁: 1박 2일 코스라면 차량 회송 서비스를 이용하세요. 출발점에 차를 두고 걷기 시작하면, 민박집 주인이 도착점까지 차를 가져다줍니다. (비용 30,000-50,000원)
준비물 체크리스트
필수:
- 트레킹화 또는 등산화 (발목 보호)
- 등산 양말 2-3켤레 (물집 방지)
- 배낭 (15-20L, 가벼울수록 좋음)
- 물통 1L
- 모자, 선크림, 팔토시 (햇빛 차단)
- 우비 또는 바람막이
- 간식 (초콜릿, 견과류, 에너지바)
- 개인 상비약 (소화제, 파스)
선택:
- 등산 스틱 (무릎 보호, 특히 3코스 배너미재에 유용)
- 카메라
- 지도 (둘레길센터에서 무료 제공)
계절별 추가 준비물:
- 봄/가을: 여벌 옷 (일교차 큼)
- 여름: 수건, 모기약, 여벌 티셔츠
- 겨울: 핫팩, 방한모, 장갑
계절별 추천 코스
🌸 봄 (3-5월): 산수유와 새싹의 계절
- 추천 코스: 21코스(산동-주천), 1코스(주천-운봉)
- 포인트: 3월 하순 산수유꽃, 4-5월 신록
- 주의: 일교차가 커서 겹쳐 입기
☀️ 여름 (6-8월): 계곡과 대나무숲
- 추천 코스: 10코스(위태-하동호), 5코스(동강-수철)
- 포인트: 계곡에서 발 담그기, 대나무숲 시원함
- 주의: 오전 일찍 출발 (정오-오후 3시 더위 피하기)
🍂 가을 (9-11월): 단풍과 억새의 절정
- 추천 코스: 3코스(인월-금계), 21코스(산동-주천)
- 포인트: 배너미재 억새, 산수유 열매 단풍
- 주의: 성수기라 민박 예약 필수
❄️ 겨울 (12-2월): 설경과 고요함
- 추천 코스: 2코스(운봉-인월), 4코스(금계-동강) – 평탄한 구간
- 포인트: 설경, 한적함
- 주의: 일부 민박 휴업, 방한 철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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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이 주는 선물 – 느림의 가치
지리산둘레길을 걷고 나면 달라지는 게 있습니다. 빨리 가는 것에 익숙했던 몸이 천천히 걷는 법을 배웁니다. 목적지에 집착하던 마음이 지금 이 순간의 나무 한 그루, 돌 하나에 시선을 주게 됩니다.
어느 트레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리산둘레길은 걷는 게 아니라 걸리는 길이다." 내가 걷는 게 아니라, 길이 나를 걸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300km는 길지만, 막상 걷다 보면 시간이 멈춘 것 같고, 완주하고 나면 "벌써?"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로 2시간 30분이면 갑니다. 하지만 지리산둘레길 300km는 15-20일이 걸립니다. 이 느린 시간이 주는 선물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나는 것입니다. SNS도 없고, 업무 전화도 없고, 그저 나와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만 있는 시간.
2026년, 당신도 지리산둘레길을 걸어보세요. 전체 완주가 부담스럽다면 1-2개 구간만이라도 좋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경계에서 걷다 보면, 어느새 그 경계가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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