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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하이라인 파크 – 버려진 철로가 세계 명소가 되기까지

버려진 철로가 50억 달러 경제효과를 낸 뉴욕 하이라인 파크. 부동산 가치 103% 상승의 비밀과 서울로7017, 부산 북항 재개발까지. 도시재생의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뉴욕 하이라인 파크 항공뷰 도시재생 전후 비교 - 녹색 고가철도 공원과 현대식 맨해튼 빌딩

녹슨 철로에서 50억 달러 도시재생 신화로

뉴욕 맨해튼 첼시 지구를 관통하는 1.5마일(약 2.4km)의 공중정원, 하이라인 파크. 매년 800만 명이 찾는 이곳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철거 위기에 놓인 폐허였습니다. 낙후된 고가철도가 어떻게 세계적인 뉴욕도시재생의 아이콘이 되었을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변 부동산 가치가 103% 상승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오늘 Urban Story Tuesday에서는 하이라인이 만들어낸 도시재생의 기적과, 철도부지개발이 가져온 부동산 시장의 극적인 변화를 살펴봅니다.

1980년대 버려진 철로, 철거 vs 보존의 갈림길

화물철도에서 도시의 흉물로

1934년 개통된 웨스트사이드 고가철도는 뉴욕의 산업 심장부였습니다. 미트패킹 지구의 정육 공장과 허드슨강 부두를 연결하며 20세기 중반까지 번성했죠. 하지만 고속도로 시대가 열리면서 1980년 마지막 열차를 끝으로 30년간 방치되었습니다.

녹슨 철로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지상 9미터 높이의 구조물은 도심 한가운데 흉물로 전락했습니다. 건물주들은 철거를 요구했고, 시는 해체 비용 추산에 들어갔습니다. New York Times

두 시민의 집요한 비전

1999년, 인근 주민이던 조슈아 데이비드와 로버트 해먼드가 '프렌즈 오브 하이라인(Friends of the High Line)'을 결성합니다.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ée)에서 영감을 받은 그들은 고가철도를 공원으로 재탄생시킬 것을 제안했습니다.

20여 년에 걸친 설득과 커뮤니티 참여, 그리고 2005년 뉴욕시의 공식 승인. 공공디자인과 시민 주도 거버넌스가 결합된 상향식 도시재생의 시작이었습니다.


설계 철학 – 자연과 산업유산의 공존

애그리텍처(Agri-tecture) 콘셉트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와 딜러 스코피디오 + 렌프로가 설계를 맡았습니다. 핵심 콘셉트는 '애그리텍처' – 농업(Agriculture)과 건축(Architecture)의 합성어였습니다.

콘크리트 판재 사이로 야생화가 자라나도록 설계했고, 원래 철로의 레일과 목재를 그대로 살렸습니다. 햇볕이 잘 드는 구역, 그늘진 구역, 바람 부는 구역 등 다양한 미기후를 조성해 생물 다양성을 극대화했죠.

피트 아우돌프의 식재 디자인

네덜란드 조경가 피트 아우돌프는 210종 이상의 식물을 배치했습니다. 사계절 변화를 즐길 수 있는 야생화와 관목, 그리고 뉴욕 토착 식물들이 어우러진 '살아있는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공원이 아닌 ESG부동산 가치를 실현하는 친환경 랜드스케이프였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뒤흔든 하이라인 효과

35.3% → 103% 부동산 가치 급등

하이라인이 개장하자 주변 부동산 시장에 폭발적인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 2003-2011년: 하이라인 인근 부동산 가격 103% 상승 ResearchGate
  • 2009-2016년: 섹션 1 지역 재판매가 50.6%, 섹션 2 지역 48.2% 증가 StreetEasy
  • 가장 가까운 주택: 하이라인과의 거리 100피트당 1.16% 가치 상승, 최고 35.3% 프리미엄 ScienceDirect

50억 달러 경제 파급효과

뉴욕시가 투자한 1억 1,500만 달러는 50억 달러 이상의 민간 개발을 촉진했습니다. 12,000개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30개 이상의 신규 주거·상업 프로젝트가 쏟아졌습니다. Diller Scofidio + Renfro

자하 하디드의 520 West 28th, 장 누벨의 100 Eleventh Avenue 등 스타 건축가들의 작품이 하이라인을 향해 경쟁적으로 들어섰습니다. 건물들은 이제 거리가 아닌 '공원 위'에서 평가받기 시작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그림자

하지만 성공 이면에는 논란도 있었습니다.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오랜 주민과 소규모 상점들이 밀려났습니다. 첼시는 예술가와 갤러리의 동네에서 럭셔리 콘도의 거리로 변모했죠.

'프렌즈 오브 하이라인'조차 이 문제를 인정하며,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소셜 프로그램과 affordable housing 지원에 나섰습니다. 도시재생이 단순히 물리적 공간만이 아닌, 사회적 포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서울로7017 – 하이라인을 벤치마킹했지만

20년 숙의 vs 급속 추진

서울역 고가도로를 재생한 서울로7017은 하이라인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2017년 개장 당시 '서울의 하이라인'으로 홍보되었죠.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하이라인이 20여 년의 시민 주도 숙의 과정을 거친 반면, 서울로는 급속하게 추진되었습니다. 그늘 부족, 휴식공간 미흡, 슈즈트리 논란 등 개장 초기부터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차이를 만든 것들

구분 하이라인      서울로7017
추진 주체      시민단체 주도 → 시 협력 시   주도 하향식
준비 기간 20년 이상 숙의         3년 급속 추진
주변 개발 유기적 민간 개발             계획적 정비 부족
경제 효과 50억 달러 투자 유치         제한적 파급효과

서울로는 보행 연결성과 녹지 확보라는 의미는 있지만, 도시재생의 경제적·사회적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한국공간예술학회


글로벌 영감 – 100개 도시의 벤치마킹

하이라인은 전 세계 100개 이상 도시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 시카고 606 트레일: 2.7마일 고가 산책로 및 공원
  • 서울 경의선숲길: 폐선 부지를 선형 공원으로 재생
  • 파리 프롬나드 플랑테: 하이라인의 원조격 고가 정원
  • 싱가포르 Rail Corridor: 24km 구 철도를 녹색 네트워크로

각 도시는 하이라인의 DNA를 자신들의 맥락에 맞게 재해석하며 철도부지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하이라인 파크 뉴욕 하이라인 파크 항공뷰 - 녹색 고가 산책로와 현대식 빌딩들이 어우러진 맨해튼 첼시 지구의 도시재생 모습


부산 북항 재개발 – 한국의 다음 도전

부산 북항은 46만 평 규모로 20조 원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항만 재개발 사업입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를 벤치마킹하고 있죠.

하지만 2008년 시작 이후 15년 넘게 지연되며, 8,000억 원의 혈세 논란과 특혜 비리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시빅뉴스

북항이 성공하려면 하이라인의 교훈을 되새겨야 합니다:

  • 시민 참여: 지역 주민과 함께 만드는 공간
  • 장기 비전: 급하게 완공보다 천천히 제대로
사회적 포용: 부동산 투기가 아닌 지역 공동체 재생
  • 지속가능성: ESG 가치를 담은 친환경 설계

도시재생의 미래를 말하다

하이라인 파크는 단순한 공원이 아닙니다. 버려진 인프라를 문화·경제·환경적 자산으로 전환한 뉴욕도시재생의 교과서이자, 21세기 도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실험입니다.

1억 달러 투자로 50억 달러 효과를 낸 경제적 성공, 800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 그리고 공공디자인이 어떻게 도시의 정체성을 바꾸는지 보여준 사례. 하지만 동시에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부작용도 함께 고민하게 만듭니다.

서울로7017과 부산 북항이 진정한 도시재생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하이라인의 성공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놓친 것들까지 배워야 할 것입니다. 도시재생은 건물이나 공원을 짓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공동체를 되살리는 일이니까요.

Urban Story Tuesday : 뉴욕 하이라인 파크 – 버려진 철로가 세계 명소가 되기까지

#뉴욕하이라인 #도시재생 #철도부지개발 #서울로7017 #부동산투자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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